연명의료 중단 항목에 대해 쉽게 알아보자

2024. 2. 2. 14:54의학상식

의료 기술 등의 발달은 건강 증진뿐 아니라, 생명을 유지시킬 수 있는 의학 기술을 다양하게 발전시켰습니다. 의학 기술은 사람을 치료하는데 쓰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환자를 회복시키지는 못한 채 죽음에 이르는 과정만을 연장시키는 기술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여기서 환자를 회복시키지 못한 채 죽음이 이르는 과정만을 연장시키는 것은 연명의료라고 하며 그러한 연명의료를 중단하는 것이 현재는 합법화 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연명의료란 무엇인지? 그 연명의료를 중단하겠다는 항목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봅시다.

 

ㅣ연명의료란 무엇인가?

연명치료는 현대의학으로 더 이상 치료할 수 없어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치료 효과 없이 임종 기간만을 연장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치료가 불가능하고 죽음이 머지않은 환자를 최대한 오랫동안 그냥 살려만 두는 의료 행위를 말합니다.

이러한 상황은 환자 본인에게는 고통스럽고 힘든 과정이 되지만 그 환자를 돌보는 가족에게도 많은 부담감을 주게 됩니다.

 

ㅣ연명의료 결정제도란 무엇인가?

연명의료결정제도란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가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할 수 있는 법적 기준과 절차를 마련하여 인간으로서의 삶을 존엄하게 마무리 할 수 있도록 보호하는 제도입니다.

 

ㅣ연명의료 중단 서류 작성 과정

연명의료를 중단 하겠다는 서류는 환자 본인이 의식이 명료할 때 직접 작성할 수가 있고, 환자가 의식이 명료하지 않다면 가족(호적에 가족으로 등록되어 있는 사람, 사실혼 관계 안 됨) 2인의 서명 또는 가족 모두의 서명으로 이루어 집니다.

즉, 법적 가족 2인을 모을 수 없는 경우(아들이 연락두절 되어 남은 가족이 딸 1명 뿐이거나...)에는 본인이 의식이 명료할 때 진행해야 합니다.

 

연명의료라는게 항목이 정해져 있고 그 항목 중에서 치료를 원하지 않는 부분만 체크를 하면 됩니다.

예를들어 혈액투석은 하겠다. 하지만 심폐소생술을 안하겠다. 이렇게 항목적으로 정하면 되지 연명의료를 중단하겠다는게 모든 연명치료를 안 하겠다는 게 아닙니다. 

 

그럼 연명의료 중단 항목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봅시다.

 

7가지의 연명의료 중단 항목 쉽게 이해하기

1. 심폐소생술을 할 것인가?

심장마비가 발생했을 때 가슴압박과 인공호흡을 시행함으로써 심장과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응급처치를 할 것인가 입니다.

심폐소생술을 한다는 것은 멈춘 심장을 다시 뛰우고 산소를 공급해서 뇌를 살리겠다는 겁니다.

심장이 멈추면 호흡기능도 멈추기 때문에 심폐소생술을 한다는 것은 사실 중환자실에 가서 치료를 받겠다는 의미와 일맥상통 합니다.

일반 병동에서 심장이 멈춰서 심폐소생술을 했는데 중환자실 입실은 하지 않겠다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일반 병동에서는 할 수 있는 치료가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이 심폐소생술로 인하여 갈비뼈가 골절되거나 입으로 피가 나오거나 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심폐소생술

2. 혈액투석을 할 것인가?

투석은 몸의 노폐물을 배출하는 의학적 시술입니다. 보통 신장이 안 좋은 환자들의 노폐물 배출을 위해 투석을 시행합니다. 평소 신장이 안 좋았던 환자가 아니더라도 컨디션이 안 좋아지면 몸의 전반적인 기능이 떨어져 투석을 돌려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투석은 심장 가까이에 카테터를 잡거나(일시적) 팔 혈관을 수술하여 투석용으로 만들어(영구적) 진행되곤 합니다. 

보통 투석은 한번에 4시간 정도 시행되며 일주일에 3번정도 시행합니다(월,수,금 또는 화,목,토)

컨디션이 많이 안 좋은 경우 중환자실에서 24시간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투석을 돌리기도 합니다.

이 24시간 동안(24시간만 돌리는 게 아니라 일주일,,이주일,, 쉬지 않고 계속 돌리는 투석) 돌리는 투석은 반드시 중환자실에서만 가능합니다.

 

3. 항암제 투여를 할 것인가?

말기 암환자의 경우 항암제 치료를 받을 것인가에 대한 선택입니다. 사실 말기암의 경우 항암제 치료를 받는다고 해도 크게 호전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항암제 자체가 부작용이 많아서 가족 또는 보호자가 선택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항암 약물 치료가 환자의 질병을 치료하는 데 큰 효과가 없어도 지푸라지 잡는 심정으로 어떤 치료라도 적극적으로 해달라는 환자 및 보호자가 있고 환자가 너무 힘들 것을 우려해 편하게 해드리고 싶다는 가족도 있습니다.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4. 인공호흡기를 달 것인가?

스스로 정상 호흡을 할 수 없어서 산소치료를 받았지만 그 또한 부족하여 인공호흡기를 달러 중환자실에 갈 것인가에 대한 선택입니다. 인공호흡기 치료는 반드시 중환자실에서만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인공호흡기는 안락사와 관련된 문제로 애초에 거부를 하여 안 넣을 수는 있어도 넣은 것을 뺄 수는 없습니다. 즉,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다가 너무 호전이 없어서 그만 하고 싶다고 해도 중단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인공호흡기는 기도로 튜브를 넣어 기계가 숨을 쉬게 도와주는 것으로 인공호흡기를 달면 말을 할 수 없고 굉장히 고통스러워서 보통 수면제로 많이 재우곤 합니다.

즉, 인공호흡기를 다는 순간 환자와 말을 할 수 없고 그렇게 안 좋아지면 환자와 작별인사 없이 보내드려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차라리 가족들 곁에서 함께 이야기 나누고 편하게 해드리다가 보내드리고 싶다면 인공호흡기 치료를 거부하시면 됩니다.

 

5. 수혈을 할 것인가?

빈혈수치가 낮으면 적혈구(빨간색 피), 혈소판 수치가 낮으면 혈소판 수혈(노란색 피), 혈액응고 수치가 낮으면 응고인자(노란색 피)를 수혈받곤 합니다.

환자 피검사에 따라 수치가 낮았을 때 수혈을 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입니다.

 

6. 체외생명유지술 치료를 받을 것인가?

심장 또는 폐를 대신 기계가 도와주고 그 동안 심장 또는 폐가 쉬면서 회복할 시간을 갖도록 해주는 장치입니다. 보통 목이나 사타구니 쪽 큰 혈관에 카테터를 삽입하여 치료를 받습니다. 

무조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장치고 매우 위중한 환자의 경우 이루어집니다

 

7. 혈압상승제를 사용 할 것인가?

혈압이 떨어졌을 때 혈압을 높히는 약물을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입니다. 모든 사람은 사망이 가까워지면 혈압부터 떨어집니다. 이럴 때 약물을 사용하여 혈압을 올린다면 그 시간을 더 연장할 수 있지만 사실 약물로 유지할 수 있는 혈압은 한계가 있습니다. 

만약 환자가 혈압이 떨어지고 심박동 수가 떨어지면서 곧 사망할 것으로 예상될 때 보호자와의 작별 인사 할 수 있는 시간을 벌기위해 혈압을 높히는 약물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약, 나의 가족이 중환자실로 가게 된다면 자주 면회도 못 하고 다시 회복하지 못 한다면 중환자실에서 결국은 생을 마감하는 상황까지 갈 수 있어서 중환자실 치료를 거부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중환자실을 안 가겠다는 의미는 위의 1.심폐소생술 4.인공호흡기 치료 6.체외생명유지술 3가지를 모두 거절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중환자실은 안가지만 인공호흡기 치료는 받고 싶다라는 건 말이 되지 않습니다.

 

일단 병실과 다르게 중환자실은 면회가 제한되고 환자가 힘들지 않도록 재우는 약물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환자와 소통할 수 없습니다. 

치료를 받고 다시 병실로 올 수 있는 컨디션이 된다면 좋겠지만 큰 호전이 없이 중환자실에서 생을 마감해야 한다면 가족들 입장에서는 환자와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보내드리게 되어 너무 안타까운 상황이 될 것입니다.

반면, 중환자실에서 여러 치료를 받으면 호전될 수 있는데 중환자실 치료를 섣불리 거부해서 금방 생을 마감하게 만드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미리 결과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이런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이 가족들에게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순간이 우리의 삶에 되도록 오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상입니다